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골목 끝의 빈 소리 너머에서, 민제와 하늘은 낮은 숨 하나를 듣습니다. 「알림을 끄고 우주는 처음이라」 EP.23.

벽에 남은 온기

낮은 벽과 저녁빛

강민제는 어제 손을 댔던 골목 끝 벽 앞에 다시 섰습니다. 벽은 차가울 줄 알았는데, 손바닥 아래가 아주 조금 따뜻했습니다.

정하늘이 노트를 펼쳤습니다. 지난 장의 「골목 끝 / 빈 소리 / 숫자 없음」 아래에 한 줄을 더 적었습니다. 「벽 / 온기 / 아직 이름 없음」.

“누가 방금 지나간 걸까.”

민제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. 가방 안쪽의 단말은 여전히 꺼져 있었습니다.

숨을 세지 않기로 하다

밤하늘의 별

벽 너머에서 낮은 소리가 들렸습니다. 바람 같기도 했고, 누군가 천천히 숨을 고르는 소리 같기도 했습니다.

하늘이 펜을 들었다가 내려놓았습니다. “세지 말자.” 민제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. 몇 초마다 들리는지, 몇 번째인지 세기 시작하면 다시 숫자가 손에 올라올 것 같았습니다.

둘은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았습니다. 낮은 숨은 일정하지 않았고, 그래서 오히려 편했습니다.

처음으로 대답하다

어스름한 지평선

한참 뒤, 민제가 벽을 손끝으로 두 번 두드렸습니다. 똑, 똑. 벽 너머의 숨이 잠깐 멈췄다가, 아주 작게 한 번 대답했습니다. 똑.

하늘이 노트에 적었습니다. 「대답 한 번」. 숫자처럼 보였지만, 하늘은 그 옆에 「센 것 아님」이라고 덧붙였습니다.

민제가 웃었습니다. 지도 없이 걸어온 골목 끝에서, 처음으로 무언가가 그들에게 답했습니다. 단말은 여전히 꺼진 채였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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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줄 정리

빈 소리 너머의 낮은 숨에, 민제는 세지 않고 두드렸고 처음으로 대답을 들었다.